[특별강연]이 유적은 도시일까 아닐까?: 범주론적 도시 판별을 넘어 도시적인 것의 생성, 분화, 반복에 대한 탐구

[특별강연]이 유적은 도시일까 아닐까?: 범주론적 도시 판별을 넘어 도시적인 것의 생성, 분화, 반복에 대한 탐구

발표자: 김진오(케임브리지대학 고고학과)

일시: 2026년 5월 19일 16:00~18:00

장소: 아시아연구소 304호

문의: dokdo1698@snu.ac.kr


2026년 5월 19일 아시아의 문명교류 프로그램 ‘비교연구’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이번 워크숍은 김진오의 발표 <이 유적은 도시일까 아닐까?: 범주론적 도시 판별을 넘어 도시적인 것의 생성‧분화‧반복에 대한 탐구>로 진행되었다.

발표는 고고학적으로 도시를 판별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로 시작되었다. 오랜 기간 동안 고고학 연구에서 도시는 ‘발전의 상징’으로 간주되었고, 이러한 도시를 판별하기 위한 여러 조건들이 상정되었다. 그런데 고고학적으로 도시를 판별하는 데 사용되는 조건들이 모든 도시를 설명할 수 있는지, 이 조건들을 충족해야만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모호한 측면이 있다. 특히 독일의 호이네부르크 유적이나 일본의 야요이 시대 거대 환호 취락과 같이 연구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유적의 사례는, 범주론적인 관점에서 도시를 분별하는 작업의 문제점을 환기한다.

여기에서 범주론적 이해를 둘러싼 현대 철학의 논의를 살펴볼 수 있는데, 발표자는 비트겐슈타인의 가족 유사성, 그리고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 착목하였다. 두 이론을 접목하여 도시를 바라보았을 때, 모든 도시가 공통적인 속성을 공유한다기보다는 ‘도시적인 것들’의 다양한 유사성이 겹쳐 ‘도시’라는 범주를 구성하며, 여기에 속한 ‘도시적인 것들’의 정돈되지 않은 유사성들이 반복되면서 ‘도시적인 것들’ 사이의 차이를 생성한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도시가 ‘프랙탈적 배치’를 띠고 있다는 점 역시 고고학적으로 도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도시는 여러 공동체들의 결집을 통해 형성되었을 것이므로, 도시를 구성하는 ‘파벌(faction)’들의 성격이나 관계, 그리고 파벌들의 결집 정도에 따라 ‘도시적인 것들’ 사이의 차이가 생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발표자는 도시를 구성하는 파벌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차가운 도시’와 ‘뜨거운 도시’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차가운 도시’는 공동체들이 결집하였으나 파벌 간의 친밀성과 상호작용 강도가 낮은 저밀도의 도시인 반면, ‘뜨거운 도시’는 파벌 간의 친밀성과 상호작용 강도가 높은 고밀도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개념은 완전히 구분된 것이 아니라 도시적인 것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모습일 것인데, 그간 도시 개념을 적용하기에 모호하다고 이해되어 왔던 유적들을 ‘차가운 도시’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으리라고 제안하였다. 발표 이후에는 범주론적 도시 판별의 효용성에 관한 논의, 장소화된 공간으로서 도시에 주목하는 방안 등을 중심으로 질의응답이 이루어졌고, 이를 끝으로 이번 ‘비교연구’ 워크숍 발표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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