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케 키요시(宮宅潔) 교수는 저서 “ある地方官吏の生涯(어느 지방관리의 생애)”에서, 간독 자료를 활용하여 중국 고대인의 일상 생활을 소개하였다. 이날 강연에서는 저서 중 가족 관계의 관념, 중국 고대의 나이 인식, 장애인에 대한 시선을 다룬 세 가지 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첫째로, 법령 제도를 통해 결혼과 부부 생활, 가족 관념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서는 남편이 부인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의 처벌 규정이나 부인의 지참금에 대한 보호 규정 및 이부·이복 형제자매 등에 대한 규정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진에서 한으로의 시간적 흐름 속에서 부인에게 보장되는 권리의 변화, 사회가 점차 부계화되던 현실, 유교 윤리의 영향, 제도와 실제의 관계 등을 논의하였다.
두 번째로는 호적 작성에서 기재 정보의 변화를 통해서 중국 고대의 나이에 대한 태도 변화를 추적하였다. 호적에 나이를 기재하게 하는 것은 진시황 16년에 나타난 현상으로, 그 이전에는 나이를 기록한다는 관념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다만 이름과 직위, 주소만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신장에 따라 사람의 대·소를 구별하는 시대에서 연령을 기준으로 구별하는 시대로 나아갔음을 보이고, 호적이 불완전한 시대에서 호적 제도가 충실해진다고 하는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이형의 인간, 곧 신체에 장애를 입은 사람에 대한 시선을 고대 중국의 신체 훼손 형벌인 ‘육형’ 관련 규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고대 중국에서는 신체 훼손 형벌을 받았거나, 전쟁에서 부상을 입었거나, 또는 나병을 앓고 있는 등으로 신체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은 경우 본래 소속되어 있던 사회로부터 배제되고 별도의 사회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형의 인간에 대한 배제 관념은 육형을 받은 사람의 사회 복귀가 불가능하여 국가가 생활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현실의 문제를 낳게 되었다면서, 이는 이후 한 문제 시기 육형 폐지의 이유와 닿아 있다고 설명하였다.
강연 전반에서, 생활사 연구의 방향은 단지 옛날의 생활 모습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관념과 사상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였다.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고정적이고 보편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개념이나 사상도, 사실은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대인의 관점이 투영되지 않도록 하고 당대인의 관념을 추적해가야 하며, 당시의 실제 상황과 심리 상태를 고려하고, 생활의 변화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