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의 신독
2024년 9월 26일 오후 4시, ‘아시아의 지적가치 프로그램’ 주최 특별강연 ‘순자의 신독’이 열렸다. 아시아의 지적 가치 프로그램에서는 2024년부터 도가적 가치뿐만 아니라 유가적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신독’은 『대학』과 『중용』의 ‘신독’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런데 ‘사서(四書)’에 속하는 이 문헌들, 곧 공자 이후 공자의 정신이 맹자로 이어지는 매개적 역할을 하는 텍스트로 간주해 왔던 『대학』과 『중용』에 등장하는 ‘신독’이 『논어』와 『맹자』에는 등장하지 않은 데 비해 오히려 엉뚱하게 『순자』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더 나아가 『오행』을 자사(子思)에서 맹자로 이어지는 ‘사맹(思孟)’학파 계보의 저작으로 간주한다면, 유가 내에서도 맹자의 사상과 가깝다고 간주되는 저작들 사이에 순자가 어색하게 ‘신독’이란 개념을 통해 같이 자리하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본 강연에서 발표자는 순자의 신독 개념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선진 시대에서 신독 개념이 ‘홀로 있을 때 조심한다.’는 뜻에 한정되는 개념인지를 우선 탐색하였다.
이날 발표자는 우선 『대학』과 『중용』, 『오행』, 그리고 『순자』에서의 신독을 차례로 살펴보면서 신독이 ‘내면의 진실성’과 관련되는 개념일 가능성이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어서 ‘내면의 진실성’은 흔히 맹자 사상의 특색으로 간주되며, 순자 사상은 그 대척점에 위치하는 사상으로 이해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순자 철학에서 이러한 신독 개념이 지니는 의미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지시하였다.
강연에 이어서는 중국고대사, 종교학 분야의 연구자들의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며, 그밖에 아시아연구소의 김호 교수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명예교수 오명석 교수 등이 청중으로 참가하여 활발한 질의와 응답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