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 도덕표창제도 논고(秦代道德表彰制度论考)

A Study on the Moral Expression System of Chin

2022년 12월 8일 오전 10시, ‘아시아의 지적가치 프로그램’ 주최 특별강연 “진대 도덕표창제도 논고(秦代道德表彰制度论考)”가 열렸다. 악록진간(岳麓秦簡)에는 오랜 기간 역사에 묻혀 있던 진나라의 도덕표창제도가 있는데, 이는 한나라의 향관 제도와도 실질적인 제도적 연원의 관계가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한초에 사람들의 기억과 문헌 기록 상에서 모두 사라지게 되는데, 진대 도덕표창제도의 이와 같은 은닉은 한초 통치자들이 의도적으로 진대의 선정을 지우고 진나라의 악정을 선전함에 따라 조성된 ‘진대 정치 인상’에 대한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정권의 합법성 요구에 따라 형성된 ‘진정(秦政) 인상’은 사실적 근거가 없지 않지만 진정의 전체 모습은 아니다. 본 강연에서 발표자는 진나라의 도덕표창제도를 고찰함으로써 진한사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의의가 있으리라 주장하였다.

이날 발표자는 악록진간 사료의 내용을 근거로 하여 기존에 진대의 정치를 ‘폭정(暴政)’으로만 생각했던 통념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한대의 통치자들이 후대에 실상을 은폐, 축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문헌상에는 이에 관해 어떠한 사료상의 기록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논증에 따라 발표자는 마지막으로 진시황은 그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진나라가 멸망한 원인은 무엇인가와 같은 연구 질문을 추후에 던져볼 수 있다고 하면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강연에 이어서는 중국고대사 분야의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며, 그밖에 북경대학교의 장호영 연구원, 시카고 대학의 데이비드 호그 등이 청중으로 참가하여 온라인 zoom 회의상으로 활발한 질의와 응답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이번 소준림 교수의 흥미로운 발표에 이어 다음 번에도 기회가 된다면 후속 강연을 한 차례 더 기획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