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5일 오후 2시, ‘아시아의 지적가치 프로그램’ 주최 국제학술회의 “제 5회 신(新) 자료를 이용한 고대 동아시아의 법률 연구”가 열렸다. 본 국제학술회의는 진·한의 법률을 중심으로 고대 동아시아 법률의 원형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의는 Zoom 라이브로 진행되었으며, 서울대·우한대·교토대 출신의 고대 동아시아사 연구자가 다수 참가하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魯家亮(우한대 간백연구센터 부교수), 野原將揮(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부교수), 宗周太郞(교토대 박사수료) 3인이 발표하였으며 김병준 교수(서울대 동양사학과)가 좌장을 맡았다.
첫 번째 발표 “里耶秦簡 9-298+16-2032的綴合與復元”은 최근 출토된 진의 행정문서인 이야진간 중 산일된 문서를 복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였다. 발표자 魯家亮 교수는 복원안을 소개하며 문서가 담고 있는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는 한편, 출토 문서를 복원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복원의 의의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두 번째 발표자 野原將揮는 “漢簡語彙考證 補訂: 「訊」”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訊’은 진·한의 법률 문헌에서 ‘범죄자에 대한 심문’을 의미하는데, 발표자는 갑골문과 청동기 명문에 보이는 ‘訊’의 원형 및 전국시대 초나라 문서까지 섭렵하여 ‘訊’의 본래 의미와 그 변화상에 관해 탐구하였다.
세 번째 발표 “漢簡語彙考證 補訂: 「平賈」”는 진·한 시기의 독특한 제도인 ‘平價’, 즉 표준 가격에 관한 것이었다. 발표자는 평가에 대한 기존의 연구성과를 소개한 후 平價가 월 혹은 연 단위로 산정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즉,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시장 가격을 참고하여 관부가 직접 평가를 결정하였으며, 물품에 따라 평가를 산정하는 기간은 다를 수 있다고 보았다.
이상 세 발표에서 다룬 문제들은 최근 진·한 법률 연구와 밀접히 관계된 것이었기에, 각 발표가 끝난 후 관련 문제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본 국제학술회의는 2021년 3월 ‘아시아의 지적가치 프로그램’의 출범과 함께 정식으로 시작되었으며, 5회째 안정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다음 회의는 2022년 6월 둘째 주 화요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서울대‧우한대‧교토대의 연구자 3~4인이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