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7일, ‘아시아의 지적 가치 프로그램’ 주최 국제학술회의 “제 4회 신(新) 자료를 이용한 고대 동아시아의 법률 연구”가 열렸다. 회의는 Zoom 라이브로 진행되었으며, 서울대·우한대·교토대 출신의 고대 동아시아사 연구자가 다수 참가하였다. 이번 회의는 Miyake Kiyoshi 교수(교토대)의 프로젝트 팀 소속의 연구자 3인, Takatori Yuji 교수(리츠메이칸대)의 발표로 구성되었으며, 전체 좌장은 김병준 교수(서울대)가 주관하였다.
미야케 교수의 프로젝트 팀은 고대 동아시아의 법률‧정치‧경제 관련 용어의 용례와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몇 년 간 축적된 프로젝트의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야케 교수를 비롯한 프로젝트 구성원은 ‘물고(物故)’, ‘집법(執法)’ 등 고대 동아시아의 법률 문헌에서 흔히 등장하는 어휘를 상세히 분석함으로써 그 의미를 보다 분명히 하였다. 여기에서 언급된 어휘들은 대부분 최근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들이었기에, 그 어의와 분석을 중심으로 한 토론이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었다.
다카토리 교수는 법률 문헌에 보이는 ‘恒書’와 이에 유사한 ‘恒署書’에 관하여 발표하였다. 명칭의 유사성으로 인해 기존 연구자들은 양자가 같은 문서를 단지 다르게 지칭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혹은 恒書와 署書라는 별개의 문서를 함께 이르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다카토리 교수는 관련 사료와 연구를 종합하여 恒書는 恒署書의 생략 표현이며 즉 양자는 같은 문서임을 증명하였다. 더 나아가 恒署書는 회람의 방식으로 릴레이 전송되는 문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연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대의 문서 전달 방식이나 문서에 성격에 관하여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졌다. 각 발표가 끝난 후에는 집중 토론이 이어졌는데, 특히 이 날 회의에서는 우한대‧서울대 소속 연구자들의 질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본 학술회의는 2021년 3월 ‘아시아의 지적가치 프로그램’이 출범한 이후로 시작되었으며, 4회째 안정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다음 번 회의는 2022년 3월 14일로 예정되어 있고, 서울대‧우한대‧교토대의 연구자 3인이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