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는 11월 22일 월요일 16:00부터 18:00시 까지 “유토피아- 유럽 근대의 기획”라는 학술행사가 개최되었다. “유토피아 – 유럽 근대의 기획”은 아시아의 지적가치 프로그램에서 기획한 ‘아시아의 유토피아를 찾는 지적 탐험의 첫 번째 세션’이다. 이번 발표는 아시아의 유토피아를 연구하기 이전 서구에서 다루어진 유토피아를 설명하고자 기획되었다.
발표자인 주경철 선생님 (이하 주경철로 표시)은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책에서 다루어진 서구의 이상향을 설명하면서, 모어가 꿈꾼 이상향이 어떻게 지식인에 의해 건설된 근대적/계획된 프로젝트인지를 논의했다. 주경철은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만들어지게 된 시대적 배경을 우선적으로 설명했는데, 이는 중세 말의 위기상황을 지칭한다. 중세 말 유럽은 질병 (흑사병), 전쟁 (100년 전쟁), 엔클로저 운동이 만들어낸 처참한 사회환경, 군주의 부적절한 거버넌스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를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토마스 모어가 제시한 유토피아 사회는 다음과 같다: ‘화폐를 없애고, 사적소유를 폐지’하며 ‘같은 옷을 입고’ ‘동일시간의 노동’ (하루 6시간 노동)을 하며, ‘직업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고,’ ‘자유시간에는 교양을 쌓는 사회’이다.
나아가 모어는 행복에 이르기 위해 (가짜) 쾌락에서 벗어나 (진짜) 쾌락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어에 따르면, 진짜 쾌락은 2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첫 번째는 육체적 쾌락 (적당히 잘 먹어서 건강한 삶 유지)이고, 두 번째는 정신적 쾌락이다. 육체적 쾌락이 삶의 유지에 필요한 것이라고 하면, 정신적 쾌락은 지식, 그리고 진리에 대한 관조로부터 오는 즐거움, 또는 잘 보낸 한 평생을 되돌아 볼 때의 만족이다. 무엇보다 정신적 쾌락을 통해 모두가 덕성스러운 삶을 살아야 할 사회를 두고, 무어는 ‘유토피아’라 칭했다.
다만 이런 토마스 무어의 ‘유토피아’ 사회가 정말 현실상에서 성취가능한 이상향인지는 자문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설사 무어의 ‘유토피아’적 사회가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굉장히 억압된/통제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토마스 무어가 던지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성찰, 행복한 사회는 어떤 곳인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