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4일 ‘아시아의 교류/아시아의 지적 가치 프로그램’ 주최 국제학술회의 “제 3회 신(新) 자료를 이용한 고대 동아시아의 법률 연구”가 열렸다. 회의는 Zoom 라이브로 진행되었으며, 서울대·우한대·교토대 소속·출신의 여러 연구자가 참가하였다. 각 연구자는 최근 출토된 진의 법률 문서를 분석하고 자유롭게 토론하였다. 발표는 미야케 키요시 교수(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紀婷婷 연구원(우한대 간백연구센터), 김병준 교수(서울대 동양사학과)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는 미야케 교수의 「진대 징병제도 연구의 현상-기본 사료의 해석을 둘러싸고(秦代徵兵制度硏究的現狀-圍繞基本史料的解釋)」였다. 한 제국은 성인 남성을 1년간 징병하여 변경이나 수도에서 수비하도록 하였으나, 진 제국의 징병 방식과 기간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점이 많았다. 미야케 교수는 최근의 신자료를 이용하여 진의 징병이 연 단위가 아닌 월 단위였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편, 진의 징병제를 연구할 때 문헌보다 출토된 간독을 중시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강조하였다. 진의 징병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요(徭), 수(戍) 등의 개념이 상호 착종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미야케 교수의 발표에 대하여 여러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다.
두 번째로 紀婷婷 연구원이 「岳麓秦簡 중 “諸當得購賞貰債者皆亟與之令”의 복원 연구(岳麓秦簡“諸當得購賞貰債者皆亟與之令”復原硏究)」에 관하여 발표하였다. 해당 법령은 진의 통일 전쟁 이후 참전자에 주어져야 할 포상금이나 일반 백성에게 관청이 진 채무에 관한 내용으로, 진의 통일 이후 상황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출토 당시 문서의 위치와 편철이 분명하지 않아, 일찍이 여러 연구자가 편철과 위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紀婷婷 연구원은 기존의 편련 방식을 언급한 후 새로운 편철을 제안하였다.
세 번째 발표는 김병준 교수의 「岳麓秦簡(肆) 第二組의 “律曰” 조항의 성격에 대한 토론(岳麓秦簡(肆)第二組“律曰”性質探討)」이었다. 『岳麓秦簡(肆)』는 진대의 율령을 담고 있는 매우 소중한 출토 자료로, 5~7권과 달리 4권의 제 1, 2조는 율(律)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기존의 견해였다. 김병준 교수는 제 1조가 율로 구성된 것은 인정하지만 2조의 ‘×律曰~’로 시작되는 조항은 율이 아닌 영(令), 즉 조령(詔令)의 일부로 간주하였다. 해당 연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진, 한 시기 율-령과 법전의 성격 문제와도 관련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당일 회의에 참석한 고대 중국 법률 전문가들 역시 이에 대해 풍부한 견해를 제기하였다.
본 국제학술회의는 1년에 4차례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다음 회의는 12월 7일로 예정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