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자 Tony Qian 박사는 Fulbright U.S. Scholar로 방문 연구원 신분으로 아시아연구소에서 연구 중에 있다. Qian 박사는 로마, 당의 재판 안건과 레토릭에 주목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최근에는 조선 시대의 재판 자료에까지 관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에 아시아연구소의 주제 프로그램 ‘아시아의 지적 가치’는 Qian 박사를 초청하여 로마, 당의 법률에 관한 두 차례의 콜로키엄을 개최하였다. 7월 24일 토요일에 열린 두 번째 콜로키엄의 제목은 “Literati and Legal Culture as Reflected in Tang Marriage Judgments”였다. 당률(唐律, Tang Code)는 근대 이전 중국 법률의 원형으로 일컬어지며 특정한 위반 사항에 대해 정확한 처벌 조항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Qian 박사에 따르면 항상 법률 조항에 따라 처벌이 엄격하게 내려지는 것은 아니었으며, 특히 혼인과 관련된 사례들은 당의 법률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부적절하였음을 보여준다고 보았다. 그는 혼인과 이혼에 관한 판(判) 문서로 이러한 현상을 추적, 확인하였다. 판(判)은 당대의 재판 문서인데, 여기에는 법률 바깥의 다양한 주장과 수사가 등장하여 당시 재판에 법률 이외의 요소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Qian 박사의 강연은 근대 이전의 사법을 살펴볼 때 법률 조문 그 자체뿐 아니라 여러 다양한 요소를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는데, 강연이 종료된 후에도 이에 관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