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의 지적가치 프로그램’ 콜로키움에서는 <중국 황토고원과 의료선교의 한 형태: 미국 칼턴 칼리지 당안관 사료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Carleton College 윤성주 교수의 발표가 있었다. 의료선교의 ‘의학 전파’에 대한 관점은 크게 일방적인 전파(Diffusionist)로 보는 입장과, 상호 공존·착종(Bifurcated)되는 현상으로 보는 입장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발표는 화북평원(North China Plain)의 Carleton Mission의 사례를 중심으로, 칼턴 칼리지 중국선교부 의사록, 미국공리회 펀조우 선교기지 보고서, 퍼시 왓츤 의료 저널, 류다펑 일기 등 다양한 사료를 통해 중의학과 서양 생의학이 후자의 ‘상호 공존(Bifurcated)’에 가깝다는 논지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중의학은 미신이며, 생의학은 과학’이라는 사고관이 일방적으로 중국사회를 주도하게 되었다기보다는, 의료선교를 위해 학적인 체계를 넘어 상호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음이 논의되었다. 논의는 사료 분석에 그치지 않고, 의료선교의 맥락을 바탕으로 어떻게 동아시아 질서가 어떻게 냉전질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가에 대해 추론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의료선교’의 사례를 역사적, 사회적 의미 체계 속에서 검토한 오늘의 발표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제적 불안정성이 늘어나고 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현대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