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아시아의 교류/아시아의 지적 가치 프로그램’ 주최 국제학술회의 “제 6회 신(新) 자료를 이용한 고대 동아시아의 법률 연구”가 열렸다. 회의는 Zoom 라이브로 진행되었으며, 서울대·우한대·교토대 소속·출신의 여러 연구자가 참가하였다. 각 연구자는 최근 출토된 진한시대 법률 문서를 분석하고 자유롭게 토론하였다. 발표는 黄浩波 교수(우한대), 曹天江 연구원(칭화대), 장호영 연구원(베이징대)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는 黄浩波 교수의「호계산한간에 보이는 “新民將蒙武“ 연구(試說虎溪山漢簡所見“新民將蒙武”)」였다. 호계산한간은 가장 최근에 공개된 출토자료 중 하나로 국내외 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黄 교수는 호계산한간 중 “閻昭”편에 주목하여 이 자료가 기존에 출토된 數術류의 문헌과 달리 진말한초의 일련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특히 “新民將蒙武“라는 구절은 秦이 三晉을 멸한 후 이들 유민(新民)을 蒙武로 하여금 통솔하여 楚를 攻滅하게 하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음을 밝혔다.

두 번째로 曹天江 연구원이「호계산한간 집계장부의 복원(虎溪山漢簡計簿復原)」에 관하여 발표하였다. 曹 연구원의 발표 주제 역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호계산한간 計簿에 관한 것이었다. 출토자료의 경우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흩어진 자료를 정확하고 풍부하게 복원하는 것이다. 해당 발표 역시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여 후속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할 수 있다.

세 번째 발표는 장호영 연구원의「진한위진시대 사형의 변천 소고-참형과 기시를 중심으로(秦漢魏晉之際死刑演變小考—以“斬刑”與“棄市”爲中心)」였다. 본 연구에 따르면 진한시대 “요참, 효수, 기시”에서 위진시기의 “효수, 참형, 기시”까지 중국의 사형제도에는 일정한 변화가 발생하였는데, 즉 요참형이 법정형에서 배제되고 참형이 사형의 체계로 편입되게 되었다. 기시형은 존속하였으나 처결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이 밖에도 효수 등 각 사형제도의 변천을 자세히 고찰하고 비교한 결과, 문헌상의 사형제도 구분이 불명확한 이유를 밝히고 나아가 위진시대의 사형체계의 특징은 누층구조를 가지고 있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법률출토자료가 등장한 이후 사형을 비롯한 형벌체계에 관한 큰 관심과 다양한 연구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당일 회의에 참석한 여러 연구자 역시 관련 연구를 발표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풍부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었다.

본 국제학술회의는 1년에 4차례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다음 회의는 9월로 예정되어 있다.